2010년 8월15일. 나는 봉사활동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가지고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을 출발한지 약 12시간 만에 호주 서부도시 퍼스(Perth)에 도착했다. 그 동안 외국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지나가는 외국인, 여기저기 써 있는 영어간판마저 마냥 신기했다.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출구를 나가는 순간 싸늘한 공기가 코끝을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 8월 한국은 여름이지만, 여기 호주는 한국과는 정반대의 계절을 지니고 있다. 한국의 겨울보단 춥진 않지만,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그렇게 호주에 도착한 나는 ICYE캠프를 통해서 호주의 문화와 앞으로의 봉사활동을 하게 될 일터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접했고, NARROGIN 과 ALBANY 라는 작은 도시의 High School College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 학교에는 13세부터 17세까지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기숙학교와 비슷한 형태로 아이들의 숙식을 책임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호주는 대륙이 워낙 넓어 1차 산업이 발달한 나라이다.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은 농장을 운영하는 가정의 자녀들이거나, 더 작은 도시에서 학교가 멀어서 등교하기가 힘든 학생들이 주로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중-고 교육과정과는 다르게 호주 Primary School(초등)과 High School(고등)로 나눠져 있으며, 소도시에는 이러한 기숙형태의 학교가 많이 운영되고 있다.

 주로 내가 하는 봉사활동은 아침 7시가 되면 학생들을 기상시키고, 밤 동안 아픈 학생들을 없었는지를 확인하며 학생들을 위해서 아침(토스트)을 준비 하는 일을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동안에는 휴식시간이 주어지며, 아이들이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오후시간에는 학생들과 함께 운동을 하기도 하고, 숙제를 도와주는 등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도와주며 생활하고 있다. 저녁을 먹고 난 후의 공부시간과 학생들이 취침할 때 까지 관리 감독하는 일을 하면 일과가 끝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를 하는 반면에, 호주학생들은 각종 스포츠 활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호주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고, 대부분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 직업을 구해 일을 시작한다. 호주 사람들은 직업을 구하기가 쉬울 뿐 아니라 어떠한 직업에 대한 귀천도 없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며, 크고 작은 Holiday에는 가족과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 다니기를 좋아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어서 새롭게 느껴졌다.

 나는 학교 측에서 제공해 준 집에서 덴마크, 미국, 핀란드 봉사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이 각자 나눠져 있어, 일이 끝난 밤에 모여서 같이 TV를 보거나 이야기를 한다. 같이 살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가끔 트러블이 생길 때도 있다. 그 동안 각기 다른 문화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나는 문화차이라고 생각으로 이해하거나 넘어가곤 한다.

 그 동안 봉사활동하는 일터에서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봉사활동자 들을 모두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을 만들어주는가 하면, 서핑을 탈 수 있게 바다까지 자동차를 이용해 바래다주고, 여행기간을 위해 자비로 지도도 구입해주고, 농장으로 초대해서 구경을 시켜주는 등 좋은 추억거리들을 많이 만들어 주었다.

 호주 ICYE에서는 약 5개월 간 봉사활동을 하고 1달 간의 여행기간을 준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시 5개월 간의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나는 여행기간 동안 호주 서부의 해안가를 따라 여행했고, 비행기를 타고 호주 동부로 넘어가 시드니, 멜번 등 주요 관광지를 여행 할 수 있었다. 좋은 자연경관을 보고, 각기 다른 나라의 국적을 지닌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 호주는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는 만큼 수 많은 동물들이 살고있는 ‘동물들의 낙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 소리들과 캥거루, 코알라등 수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호주 해안에는 수많은 상어들이 서식하고 있다. 내가 지내고 있는 ALBANY에도 상어가 자주 출몰하곤 한다. 이 곳에서 작년 그리고 올해 상어에 습격 당해 사망한 다이버 들이 있었다. 그래서 종종 Beach가 close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수영과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강심장을 지니고 있지 아니고서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하^^

 봉사활동을 하러 호주에 온지도 벌써 8개월이 지나갔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 지인들이 그립기도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호주생활 또한 아쉽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앞으로 남은 3개월. 호주에서의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고 싶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지금의 호주생활이 멀리 내다 보았을 때 내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